창세기 1:28 생육하고 번성하라! (1)

창세기 1장에서 서술되는 창조 이야기의 클라이막스는 바로 인간의 창조라고 할 수 있다. 분량상으로도 인간 창조에 관해 서술하는 부분에 가장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으며(1:26-31), 인간의 창조 이후에 하나님께서 “심히 좋았더라”(והנה-טוב מאד)라고 말씀하신 대목 역시 이를 강조하는 것이라 볼 수 있겠다. 그리고 우리가 갖고 있는 히브리 성서 장절 구조의 측면에서 볼 때, 인간의 창조로 1장을 마무리하고 있고, 모든 창조 행위가 완료되었음이 2:1에서 언급되고 있다. 즉, 공식적인 창조의 과정은 인간의 창조와 더불어 마쳐졌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실 때에, 인간에게 특별한 축복을 허락하신다. 이러한 하나님의 축복은 바로 생육하고 번성하라(1:28 פרו ורבו)로 요약된다. 이러한 축복의 표현은 이미 22절에 생명을 가진 모든 동물들을 향해 선포된 것이다. 즉, 하나님의 중요한 창조 목적 가운데 하나는 이 세상이 숨쉬는 생명으로 가득찬 곳이 되게 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다른 생명에 해를 가하고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은 하나님의 창조 목적에 반하는 행위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는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하나님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축복 다음에 주시는 명령, 즉 이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권리를 인간이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되었으며, 하나님께서 주신 지혜로 어떤 생명들 보다도 우월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힘으로 선을 행하기 보다는 범죄하기 시작한다.

인간이 지은 다양한 범죄들이 있지만, 성서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바로 피를 흘리게 하는 것이다. 성서에서 최초로 다른 이의 생명을 앗아간 이는 가인이다. 그는 자신의 동생을 죽임으로 하나님의 창조에 반하는 행위를 하며, 저주를 받았다(4:11). 그리고 그 후손 라멕은 아무렇지 않게 소년의 생명을 앗아가는 일을 자행하고 그것을 자랑한다(4:23). 

그러한 죄가 세대를 이어 갈수록 커져만 가고 이 세상은 혼란해져만 간다. 노아 홍수 이야기의 서론 부분이라 할 수 있는 창세기 6:1은 1:28의 “번성하다”(רבה)와 동일한 단어(רבב)를 사용하면서 정말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람들이 땅위에서 많아졌음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하나님의 축복과는 질적으로 다른 방향으로 사람들의 성장이 이루어졌음을 뒤이어 말하고 있다.

그리고 6:1에는 “생육하다”(פרה)라는 말이 빠져있다. “생육하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단어 פרה는 과일나무가 결실을 맺듯이, 생명이 탄생하고 움트는 것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이미 생명을 파괴하기 시작했고, 사람들이 번성할수록 그 죄악도 커져만 가고 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사람들은 번성하였지만, “생명”에 대한 가치를 점차 잊어간 사람들의 번성은 축복이 아니라 오히려 저주에 가까운 일이 되고만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영역과 사람의 영역이 뒤섞여 버린 결과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6:2).

그 결과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이 잃어버린 육체(בשר)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그 수명도 120세로 줄어 버리고 말았다(6:3). 즉, 하나님께서는 사람들이 번성이 오히려 창조실서를 어지럽히는 것이라 보았고, 그 해결책으로 사람의 수명을 줄임으로 번성의 속도를 늦추고자 하셨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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