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자화상

로마신화에 등장하는 야누스(Janus)는 두 얼굴을 가진 신입니다. 원래는 성과 집의 문을 지키는 신이지만, 일반적으로는 모순적인 두 모습을 가진 사람들을 일컬을 때 “야누스의 얼굴”을 가졌다고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겉과 속이 다르고, 이율배반적인 모습 때문에 신뢰하기 어려운 상태를 뜻합니다. 시드기야가 그러한 얼굴을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예레미야가 선지자로 활동할 때 시드기야는 이스라엘의 마지막 왕이었습니다. 그는 풍전등화와 같이 꺼져가는 나라의 운명을 위하여 예레미야에게 기도를 요청하였고, 예레미야는 바벨론 제국에 항복하는 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을 그에게 알려 주었습니다 (예레미야 37-38장). 그러나 시드기야는 그의 말을 듣지 않았습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시드기야 왕의 슬픈 자화상을 봅니다. 선지자의 말을 듣지 않을 생각이었으면, 예레미야에게 기도를 부탁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만일 진정으로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고, 그 분의 도우심을 간구할 마음이 있었다면, 예레미야의 말을 들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순종할 마음도 없으면서 예레미야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알고자 하는 우를 범하였습니다.

시드기야처럼 마음에 정함이 없고 시국 따라 형편 따라 그 얼굴 모습을 달리하는 사람의 끝은 좋지 않습니다. 예레미야의 메시지를 거절했던 그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본 장면은 자신의 아들들이 자기 앞에서 비참하게 죽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 그는 두 눈이 뽑히는 끔찍한 일을 경험합니다. 하나님은 심지가 견고한 자를 평강에 평강으로 지키십니다 (이사야 26:3). 그리 길지 않은 인생, 올바른 신념을 가지고 정함이 있는 삶을 살다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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